세월호 3주기, 다시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는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으며, 세월호 3주기를 준비한다.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다시 읽었다. 왜일까. 책의 내용을 망각해서일까. 아니면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더욱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서일까.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은 먹먹해진다.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오며 인양의 완성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는 지금이다. 물론 정부는 진상규명을 할 의지가 없어보이고, 3년 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 계속 펼쳐진다. 뭔가 조금 더 나은 점이 있다고 한다면, 박근혜는 탄핵 구속되었고 대한민국은 적폐 청산을 해야한다는 의견으로 뜨겁다는 부분 정도.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부진하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통해 다시 한 번 마음을 굳힌다. 나는 4월 16일의 참사를 두 눈으로 목격한 목격자이고, 정부가 구조하지 않은 그 날의 진실을 알게 된 자이고, 참사에 대처하지 못하는 아니 참사를 예방할 생각조차 없는 대한민국을 바꾸고 싶은 사람임을 기억한다.


책에는 부모님들의 마음, 자식을 먼저 보내야했던 부모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아이들과의 추억, 사고 이후의 아픔까지. 책을 읽으며 내 마음속에 들어온 몇 가지 부분들을 통해 어떤 책인지를 소개하고 싶다.






1. 세월호 유가족들이 3년이 흐른 지금까지 버티고 앞장서서 싸울 수 있었던 힘이 우리들에게서 나온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서명 운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유가족이 아님에도 내 일처럼 함께 했던 국민들, 우리들이 있었기에 유가족들이 버텼음을 느낀다.


2. 우리 반 엄마들이 팽목항에 가서 수속을 밟는다길래 나도 따라갔어요.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언니 잘 가" "호성이도 곧 나올 거야" 인사하고 : 아이들의 시신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축하한다고 표현하던 부모들의 마음이 어떤 마음일까...


3. 똑똑한 엄마들, 아빠들이 앞장서서 잘하니까 나는 커피라도 타고 분리수거라도 하고, 밥 오면 도시락이라도 나르려고요. 뭐라도 도움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뒤에 앉아서 누가 찾아와주면 고마다고 눈물이나 흘리면서 따라다녔어요. 그러다가 서서히 너무 많은 걸 알아버린 거에요. 이 엄마가 : 문득 엄마가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스스로를 똑똑하지 못하다고, 뒤에서 잡일이나 돕겠다고 생각했던 '엄마'가 현실을 마주했다는 말이 너무 가슴이 아프게 다가왔다.


4. 세월호 참사 희생자 '신호성' 군의 시


나무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곳

식물들이 모여 살 수 있는 곳

이 작은 나무에서 누군가는 울고 웃었을 나무

이 나무를 베어 넘기려는 나무꾼은 누구인가

그것을 말리지 않는 우리는 무엇인가

밑동만 남은 나무는

물을 주어도 햇빛을 주어도 소용이 없다.

추억을 지키고 싶다면

나무를 끌어안고 봐보아라


5. "인마, 아빠가 이야기를 하면 다듣고 움직여!" "비상구가 어디 있는가 봐." "아빠, 비상구가 안보여." "그러면 문이 보이지 않냐" "어딘가로 들어오는 문이 있었으니까 니가 거기 앉아 있지 문도 없이 어떻게 들어왔나" : 작년 여름, 세월호 도보순례 중에 만났던 지성 아버님의 목소리가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생하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표현했던 엄마와는 달리, 말하시는 내용을 통해 판단이 빠르고 냉정함을 유지하는 듯한 아버님이 사고 당일 지성이와의 통화에서 화를 내며 걱정하는 마음이 전달된다고 할까. 아마 우리 아빠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서 더 그럴 수도.


6. "진상규명이 다 끝나고 나면, 희생된 304명의 모든 유가족과 국민, 그리고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하나 올릴 거예요. 이 사건에 대해서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마무리가 됐는지... 우리 수현이에게도 보여줘야죠. 숙제 검사는 꼭 받아야 하니까" :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세월호 집회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진상규명을 하지 않고는 죽어서 자식의 얼굴을 보지 못할 것만 같다, 우리 애가 나를 맞이해주지 않을 것 같다." 는 말이 생각난다. 그 순간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다시 생각을 해봤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던 그 약속.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함께 약속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그 약속을 지킬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다.


적어도 4월. 아니 마음 같아서는 평생. 노란 리본을 달아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각자에게 노란 리본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만큼은 3년 전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그 참사가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과정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이다. 이런 의미로 항상 리본 뱃지를 달고 다니고 그 기간이 언 3년이 되었다.


어렵지 않음을 알지 않는가. 단지 세월호 참사를 다시 마주하는 것이 겁날 뿐. 리본을 다는 것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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